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너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11일 한국은행과 한미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은 하준경 박사가 발표한 'R&D와 경제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R&D 투자액 가운데 정부 및 공공부문에서 조달된 비중은 2002년 우리나라가 26.3%로 주요 선진국보다 크게 낮았다. 미국은 33.8%, 영국 35.9%, 대만 35.1%였으며 캐나다(43.1%)와 프랑스(40.3%)는 정부에 의한 R&D투자가 40%를 넘었다.
한국의 R&D투자는 사실상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 제조업 R&D투자에서 상위 5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43%에 달한 반면 미국은 15.4%, 일본은 21.3%에 불과했다.
하 박사는 "우리나라는 R&D투자액 가운데 대학이 사용하는 비중도 선진국보다 극히 낮다"며 "정부 투자비중이 적고 대기업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개도국형 R&D투입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 박사는 또 우리나라의 R&D투자량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질은 크게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991∼2000년중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평균 2.42%로 미국(2.59%)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대한 R&D투자의 기여도는 우리나라가 10.9%인 반면 미국은 40.2%에 달해 R&D투자가 생산성 증가 및 경제성장에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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