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가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제의한 1조원 규모의연구 프로젝트를 거절했다는 소식은 반갑기 짝이 없다. 자신의 연구는 미래의 한국을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랬다니 더욱 그렇다.그러나 황 교수 개인의 장한 생각에만 기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계 최초로 인간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이래 그를 끌어가기위한 국제적 경쟁이 불붙었고, 이번에 확인된 미국측 제안은 그 일단일 뿐이다. 경제적 보상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다. 과학자는 연구의 완성으로 자아를 실현하며, 연구 환경이 이를 방해한다면 다른 모든 고려를 떠나최적 환경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우선은 정부가 앞장 서서 그가 마음 놓고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는 복제양 ‘둘리’의 탄생 이후 폭발적 관심을 끈 체세포 복제 기술 가운데서도 가장 실용적 가치가 큰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힘을 쏟아 왔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제대로 실용화하면 수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이식용 장기나 기관으로 배양해 나갈 수 있어 실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이식으로 해결 가능한 질병의 대증 치료에 미국에서만 연간 200조원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정보기술(IT) 산업을 잇는 미래의 핵심 산업인 생명기술(BT)에서 불행히도한국은 유전자변형(GM) 신품종 개발 등에서 보듯 여러 걸음 뒤쳐져 있다.그런 가운데 황 교수가 주도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유독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을 빼고 미국의 IT산업을 생각할 수 없다. BT 선진국으로 가겠다면 이 분야에 집중 투자, 디딤돌을 마련해야만 한다. 10~20년 후 수만 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라면 국민 한사람에 1만원씩 내더라도 무엇이 아깝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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