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발(發) 유가 위기는 오는가. 15일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소환 투표를 앞두고, 선거 후 혼돈으로 세계 5위의 원유 수출국이 휘청거려 현 고유가 행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좌파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8일 "미국이 선거에 개입한다면 원유생산을 줄일 것"이라며 "베네수엘라가 위기에 빠지면 유가는 배럴당 80달러,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 원유 소비량의 17%에 달하는 하루 140만 배럴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차베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적대적인 미국를 중립지대에 묶어 놓기 위해 원유 카드를 꺼낸 것이다.
세계의 시선도 민감하다. 외신들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원유시설에 대한 경비가 강화되고 있으며, 반 차베스 성향의 석유노조가 부정선거 발생 시 파업을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등 베네수엘라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이낼셜 타임스(FT)는 차베스의 신임이 유가 안정과 석유자본의 이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가 우려가 고조되자 호세 비센테 랑헬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10일 "어떤 투표 결과가 나오든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은 지속될 것"이라고 세계를 안심시켰다.
집권 이후 우파와 석유노조의 퇴진운동에 시달린 차베스 대통령이 이번에 재신임 받지 못한다면, 베네수엘라 정국은 수습불능의 위기로 빠져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차베스가 불신임시 1달 후 치러질 대선에 재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차베스와 반 차베스 진영간 격돌이 격렬해지고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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