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70세)를 넘긴 이후에도 5편의 장편소설을 쓴 노(老)작가가 있어 화제다.독일에서 살다가 귀국해 전북 정읍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정창근(75)씨가 그 주인공.그는 생애 10번째이자 고희 이후 5번째 장편소설인 ‘그때까지 그 바람이’를 계간지 ‘서울문학’ 여름호에 최근 발표했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70살 이후 매년 1편 꼴로 장편소설을 쓰고 있는 셈.
정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집필하고 있는 왕성한 창작 활동에 대해 “반독재 운동을 벌이다 한을 품고 고국을 떠났는데 젊을 때부터 추구한 이상과신념을 작품을 통해 펼쳐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남북 분단 이후 양쪽의 문단에 소설을 발표한 유일한 국내 작가로유명하다.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던 시절인 1989년 북한 문인들의 초청으로 2주간 북한을 방문했으며 조선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문학’에 소설 ‘들쥐’를 발표했다.
전주사범학교 시절부터 ‘전북문학’ 동인으로 활동한 그는 5ㆍ16쿠데타 이후 군정연장반대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민주화 운동을 펼치다 74년 간호사로 취업한 아내와 함께 독일로 건너간 뒤 고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깊이 관여했다.
97년 아내와 함께 영구 귀국한 정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남은 생을 조국 통일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정읍=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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