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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동아시아 내셔널리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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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동아시아 내셔널리즘" 위험성

입력
200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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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자 일본 신문들은 7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축구 결승전 중국 대 일본의 경기에서 중국 관중이 보였던 반일소동의 외교적 여파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기현상'도 소개했다.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감정으로 한국인이 일본팀을 응원하고 한국 언론이 중국 관중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전대미문에 가까운 진풍경"이 벌어졌다는 것이다.지금 동아시아는 때아닌 역사논쟁으로 인한 내셔널리즘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반일풍조, 한국의 반미 감정에 이은 혐중(嫌中)감정, 일본의 애국주의 강화 교육 움직임 등 나라마다 배경과 진행 양상은 차이가 있지만 내셔널리즘이 무더위처럼 이어진다. 일찌감치 '태양민족'과 '강성대국'을 내세워둔 북한이 오히려 선구자였던가 싶을 정도다.

내셔널리즘은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의 발로이고 국가공동체의 에너지원이기도 하지만 역사는 일탈한 내셔널리즘이 가져오는 파국의 사례도 알려준다.

일본의 평론지 '중앙공론(中央公論)' 9월호의 특집 '동아시아 내셔널리즘의 위험성'에서 전직 외교관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씨는 "정부가 내셔널리즘을 선동하면 수습불능의 심각한 사태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일본 근대사의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일본이 군부의 전횡과 독주의 결과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파멸에 이르렀다는 역사관이 많지만, 국민여론과 미디어의 강경론과 열광을 업고 폭주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가 내셔널리즘의 화약고가 돼버린다면 한국은 그 화약고의 중심에 위치할 것이다.

여러 민족을 나라 안에 융화시키고 중국, 일본과의 전쟁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합종연횡의 외교도 전개했던 고구려의 역동성이야말로 지금 주목해야 할 고구려사의 진면목이 아닐까 싶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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