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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빛낼 스타] 10m 공기소총 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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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빛낼 스타] 10m 공기소총 천민호

입력
200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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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녀석이다.“금메달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데….” “걱정 마세요.”

“자신 있어?” “당연하죠.”

“떨리지 않아?” “왜요?”

그래서 별명이 ‘겁없는 10대’다. 사격천재 천민호(17ㆍ경북체고)는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공기소총 우승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올 4월 봉황기전국사격대회(올림픽 4차 선발전)에서 600점 만점(비공인 세계기록)을 쏠 때만 해도 모두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녀석은 곧 이어 열린 아테네월드컵(프레올림픽) 10m 공기소총에서 599점(주니어신기록)으로 우승했다.

2달 뒤 밀라노월드컵에서 다시 우승과녁을 뚫었다. 한국사격선수론 첫 월드컵 2연패. 세계는 한국의 ‘비밀 병기’라고 떠들었다. 세계랭킹 2위를 꿰찼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동네를 시끄럽게 했다. 온몸이 온통 꿰맨 상처다. “제가 좀 놀았어요.” 상처에 대한 녀석의 설명이다. 그런 민호에게 사격을 권한 사람은 어머니 임숙자(42)씨의 친구였다. 아버지 천도화(42)씨가 시작한 인삼농사가 잘 되지 않아 집안사정까지 어려워진 터였다.

민호는 “공부로는 성공 못할 것 같고…, 총 쏘는 거 멋있잖아요. 합숙하게 되면 생활비도 덜 들거든요”라며 당시를 기억했다. 2000년 경북체중에 입학해 총을 잡은 민호는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사격은 공부처럼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과녁에만 집중하면 되니까요.”

“순간 집중력만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민호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정교해졌다. 게다가 승부근성과 대범함도 남달랐다. 순간적인 흐트러짐이 우승과 꼴찌를 가르는 사격엔 제격이었다.

녀석을 지도해온 김두흠 경북체고 감독은 “개성이 강해 속을 썩인 적도 많지만 사대에 서면 상상할 수 없는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천민호는 바르셀로나(92) 이은철(소구경 소총복사)에 이어 남자사격 두 번째 금빛 탄환을 장착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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