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지태 삼화고무 사장이 5·16 군부세력의 요구에 의해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헌납했다는 내용의 비망록이 발견됐다. 김씨는 비망록에서 "서류상은 자진납부로 되어있는지는 모르나 실제와 다른, 물목(物目)조차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무엇을 헌납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군부에 포기각서를 써줬음을 시사했다.비망록은 김씨가 1962년 6월20일 부일장학회의 기본 재산인 부산시내 땅 10만147평과 부산일보 등 언론사 소유 주식을 포기한 지 두 달여 후인 9월4일 서울 아서원이라는 곳에서 군부측 관계자로 보이는 고 장군과 5·16장학회 초대 이사장으로 알려진 이모씨 등과 만나 토지 이용과 장학회 운영에 관한 대화를 자필로 적은 메모로, 열린우리당 진상조사단 조경태 의원이 입수했다.
비망록에 따르면 김씨는 부일장학회 헌납과정에 대해 "5·16 장학회에 자진 헌납이라고 보고되어 있는지는 모르나, 사실인즉 본인이 약속한 계기도...(중략)...당국자가 예비회담 소집해 각서원안이 본인(수감중)에 제시되어...응공(應供)한 것이니 중앙정보부에서 검토하여 그대로 최고회의로 송부되었다는 보고를 당시 받은 바"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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