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감옥을 택한 탈북자의 현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감옥을 택한 탈북자의 현실

입력
2004.08.09 00:00
0 0

20대 탈북자가 교도소에 가기 위해 폭행을 저지른 사건은 탈북자 문제가 더 이상 미봉책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년 전 가족까지 포기하고 단신 탈북한 그는 이미 1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는 젊은이다. 이번 사건은 탈북자가 적응해야 할 우리 사회의 현실이 오히려 감옥보다도 못하다는 충격적 반증인 셈이다.지난달 동남아 체류 탈북자 460여명이 일거에 입국했을 때, 우리는 탈북자 문제가 국가현안으로 대두됐음을 지적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범국민적 차원의 대책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서둘러 마련한 탈북자 정착지원제도 개선방안이란 것도 최소한의 생계지원책을 골간으로 한 기존 제도를 약간 손질한 것에 불과했다.

80년대 이후 입국 탈북자가 6,000명 수준에 달한 데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떠돌며 입국기회를 노리는 탈북자 수가 십만 단위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개인적 차원의 소액 보조방안은 더 이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탈북자들을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 흡수토록 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탈북자들이 자활능력을 갖추기까지 상당기간 일정 수준의 자족적 생활이 가능한 정착촌 건설문제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시점이다.

탈북자 문제는 통일에 대비한 거시적 안목을 떠나 당장의 현실적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도 해결이 시급하다. 이번 일에서 보듯 그들이 경제활동에 참여치 못하고 사회 부적응자로 남을 경우 그 경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이 된다. 탈북자들이 급증할수록 그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임은 물론이다. 우리 사회가 겨우 이 정도의 탈북자도 감당치 못한다면 통일은 아직 먼 이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