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낮춰 잡는 등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향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데 반해 정부와 외국인 기관 사이에서는 낙관적 전망이 주조를 이뤄 대조를 보이고 있다.최근 한국내 장기불황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대해 외국계 투자기관들은 한국이 일본의 장기불황 진입 당시와는 달리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 과도한 '거품'이 있다고 보기 힘든 데다 은행의 부실화 가능성도 매우 낮다며 일축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한국은 현재 가계부실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침체가 아닌 순환기적 침체를 겪고 있을 뿐"이라며 "내년 내수가 6∼7% 성장하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린치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GDP 성장률을 각각 5.5%, 5%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소비감소는 경기 순환적인 면보다 구조적 문제"라면서 "최근 소비 불안심리가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확산되는 등 악화되고 있어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년 성장률 전망 논란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물가를 더 부추기게 되고, 물가를 잡으려고 하면 경기가 더 위축되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릴린치 이 전무는 "최근 5%대인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3%대로 떨어지지 않는 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씨티그룹증권과 JP모건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은 과장된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국내외 기간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JP모건 임지원 이사는 "한국 정부는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세금인하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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