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LG칼텍스정유 노조의 업무복귀 선언과 7일 대한항공 임금협상 잠정 타결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6월10일 보건의료노조 파업 이래 거의 두 달 만이다. 노사 양쪽에 나름대로의 아쉬움이 있겠지만 산업현장의 노동 손실과 불필요한 감정 대립을 그나마 이 정도로 매듭지은 것만이라도 서로 위안으로 삼기 바란다.올 하투는 국민 정서와 거리가 먼 무리한 요구에 기초하거나, 법 테두리를 벗어난 쟁의행위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국의 직권중재안을 거부한 LG칼텍스정유 노조가 대학 캠퍼스를 떠돌며 겪어야 했던 설움이 단적인 예이다. 노조와 대학 학생회의 전통적 연대조차 비등하는 여론 앞에서는 무력했다.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심리적 불안이 주된 배경이긴 하지만 노조의 쟁의행위가 법 테두리를 벗어날 때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못지않게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 당국이 노사 자율의 원칙을 존중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한국의 노사관계가 다소의 선진성을 확보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물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의 직권중재가 곳곳에서 무용지물이 돼 제도 자체의 존재 가치에 의문이 제기됐다. 산별 노조의 교섭 결과에 산하 단위노조가 불복해 독자 파업을 계속하는 등 산별 교섭의 문제점도 일부 노출했다. 이런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또 노사 쌍방의 새로운 행동양식으로 보완해 보다 발전된 노사관계 정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파업 사후처리 과정에서 '불법에는 징벌이 따른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대립의 불씨를 남기지 않도록, 노사가 최대한 관용과 화합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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