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올들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사상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대법원은 올 상반기(1∼6월) 개인파산 신청이 3,759건으로 지난해 1년간 신청건수(3,856건)와 엇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497건으로 전체의 66.4%를 차지했으며, 다음은 대구(304건) 인천(177건) 수원(157건) 의정부(127건) 부산(96건) 전주(83건) 등 순이었다. 개인파산은 1999년 505건, 2000년 329건, 2001년 672건 등 1,000건 미만이었으나 2002년 1,335건, 2003년 3,856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경기악화로 신용불량자가 확산되는데다 사법부도 신불자에 대해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면책을 허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신용불량자의 경우 면책을 통해 정상생활로 복귀시키는 것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법원 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법원이 파산신청을 받아들인 뒤 다시 채무를 면제한 면책 허가율은 2000년 58% 수준에서 2001년 68%, 2002년 77%, 2003년 89.5%로 꾸준히 증가하다 올 상반기에는 무려 95.8%를 기록했다.
개인파산은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채무자가 법원에 파산자로 선고해 줄 것을 신청하는 제도이며, 62년 도입 이후 97년 첫 신청자가 나올 만큼 사문화상태에 있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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