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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이전·재산세 이어 종합부동산세 충돌/중앙정부-지자체 "정치적 대결"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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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이전·재산세 이어 종합부동산세 충돌/중앙정부-지자체 "정치적 대결" 양상

입력
200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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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중인 정책에 지방자치단체가 '반기'를 들며 집단 반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재산세 문제 등에 이어 최근에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문제로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우리당이 집권중인 중앙 정부와 한나라당이 장악한 지자체라는 정치적 구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화와 절충으로 해결돼야 할 각종 정책 현안이 '정치적 대결'로 변질돼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부가 도입을 추진중인 종합부동산세는 지방세인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를 이원화하는 것으로 각 지자체가 우선 토지세와 건물세를 거두고 2차로 중앙정부가 전국의 개인 소유 부동산 가액을 합산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종합부동산세가 국세로 신설돼 기존 지방 세수에서 30% 정도가 국가로 빠져나간다는 점. 이 때문에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최근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재정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도"라며 "지방분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반발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또 전국적인 반대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며 법 제정이 이뤄지면 위헌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정부나 우리당은 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역간 불균형이 심한 부동산 관련 누진과세를 국세로 거둬 들여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고루 나눠주기 위한 제도인데 부유한 지자체 외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지방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영해야 할 제도"라며 "협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구청장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성명서는 협의회 공동회장단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공동회장단 20명 중 대표회장인 권문용 강남구청장을 포함해 한나라당 소속이 13명인 등 야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세웅 무주 군수는 "부유한 지역의 재산을 나눠준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지도부가 자신들의 시각으로 성명서를 발표해 시장 군수 구청장들의 이름을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전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도 "올해 협의회장이 바뀐 이후로 상당한 입장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 인천 경기 강원도 의회 등 4개 광역의회 의원들이 '수도이전 반대 국민연대'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정부 정책에 맞불을 놓으며 지자체와 정부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재산세 문제도 '공평 과세'를 주장해온 정부 방침과 달리 서울과 경기도의 일부 자치구들이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세율을 인하해 재산세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잦은 마찰로 국가 통합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지자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의회 내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위헌소송 등으로 반발하게 되면 국가전체의 운영이 뒤흔들릴 수 있다"며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와 법적 규범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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