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조경희(31·간호조무사)씨는 전기에 관한한 '자린고비'로 통한다. 전자제품은 사용하고 나면 반드시 코드를 뽑고 여성들의 필수품인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수건으로 머리를 말린다. 전기밥솥도 전기료가 많이 나오자 압력솥으로 바꿨다. "집안에 늘 전기코드가 꽂혀 있는 것은 냉장고 뿐"이라는 조씨는 "지난해 월 2만∼3만원이던 전기료가 올해는 전기 많이 쓰는 여름에도 7,000∼8,000원 정도"라고 자랑했다.은행원 천동욱(36)씨는 올 5월 전기 사용량이 79㎾/h로 지난해 239㎾/h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에너지시민연대가 선정한 '절전왕'에 뽑혔다. 비결은 올해 초 TV를 없앤 것. "퇴근하자 마자 TV를 켜고 소파에서 뒹굴다 잠이 드는 습관도 고치고 에너지도 절약한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는 천씨는 "TV보던 시간에 운동을 해 건강이 좋아지고 아이들과의 대화도 늘었다"고 말했다.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직장인과 서민들이 눈물겹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승용차를 아예 끌고 나오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직장에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며, 같은 상품이라도 절전형을 찾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SDS에 근무하는 김범준(40) 과장은 아침마다 사무실이 있는 6층까지 걸어 올라간다. 이 회사는 전기요금을 줄이고 직원들 건강도 돌보기 위해 홀·짝수층으로 운행하던 6대 승강기를 아예 홀·짝수 4층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가령 4층 다음에는 8층에 선다. 이 때문에 사장도 매일 24층 집무실까지 걸어서 오르내린다.
경기 김포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광명 고속전철역까지 출퇴근하는 양모(34)씨는 최근 자신의 레저용 경유차를 함께 타는 카풀 동료를 구했다. 혼자 출퇴근하면서 한달 평균 20만원에 달하는 연료비가 부담스러웠기 때문. "카풀 동료가 한달에 5만원을 보탠다"는 양씨는 "출퇴근길 말동무가 생겨 지루하지 않고 연료비도 아껴 일석이조"라고 귀띔했다. 한 인터넷 카풀 사이트 관계자는 "회원가입이 하루 평균 30명에 이르는 등 작년보다 30∼40%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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