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의 잇단 부상으로 '김호곤호'의 올림픽 메달사냥에 빨간불이 켜졌다.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6일 프랑스 파리 외곽의 클레르퐁텐에서 열린 마르티니크 라싱 클럽과의 연습경기서 이천수(2골 1도움·레알 소시에다드)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김남일(27·전남)이 오른쪽 발등뼈 골절로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김남일은 전반 35분 드리블 도중 오른발을 접질려 김두현(수원)과 교체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김남일 대신에 공격형 미드필더 정경호(24·울산)를 대체카드로 선발했다.
김남일의 중도하차는 한국팀에게 다시 한번 '와일드카드 징크스'에 움츠리게 했다. 당초 김 감독이 점 찍었던 와일드카드 3장은 유상철 송종국(페예노르트) 김남일 등 체력과 수비력을 갖춘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 하지만 송종국이 장딴지 부상으로 일찌감치 탈락했고, 뒤늦게 합류한 김남일마저 도중하차하게 됨에 따라 유상철만 기용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한국의 약점이 수비임을 감안할 때 그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김순기 기술위원은 "정경호는 조커 공격수"라며 "김남일 자리를 다른 선수로 메우기 보다 유상철을 미드필더로 올리고 조병국 등을 스토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와 악연이 많다. 96년 애틀랜타 때는 이임생이 본선 2차전서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고, 시드니 때는 스페인과의 첫 경기를 이틀 앞두고 홍명보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비운을 겪었다.
박지성(23·아인트호벤)이 팀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한데 이어 와일드카드의 줄부상으로 이중 악재에 시달리는 김호곤호가 12일(한국시각) 그리스를 상대로 첫 단추를 제대로 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그리스의 스트라이커 요아니스 아마나티디스(23·카이저스라우테른)가 장딴지 부상으로 출전이 무산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김호곤호는 7일 0시 50분(한국시각) 그리스 테살로니키에 입성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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