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펼쳐지는 22개의 대형 콘서트, 3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 투자, 5,000명에 달하는 스태프와 300명에 달하는 제작진, 40명의 MBC 예능국 PD 투입, 조용필ㆍ이미자를 비롯한 초호화 캐스팅…. MBC와 속초시 공동 개최로 지난달 31일부터 속초시와 설악산 일원 4곳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대한민국 음악축제’가 낳은 기록이다.7일 인순이 보아 세븐 등이 출연하는 폐막공연 ‘꿈! 사랑! 평화’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대한민국 음악축제’는 이런 기록 말고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방송사가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최규모 음악축제를 기획ㆍ개최ㆍ방송 했다는 점에서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든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간 방송사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행사나 축제를 일회성으로 방송한 적은 있지만, 직접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이를 프라임 시간대에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문화공연과 방송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음악축제’는 새롭고 신선하다.
‘대한민국음악축제’를 총괄하고 있는 MBC 예능국 최영근 책임 프로듀서는 “2003년 봄부터 공연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서울 중심의 문화 행사로부터 소외된 지자체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최CP는 “이를 위해 속초시와 5년간의 계약을 체결했고, 매년 축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제1회 대한민국음악축제’는 MBC가 2004년 10대 기획의 하나로 추진한 프로젝트 치고는 진행면에서 여러 가지로 미숙함을 드러내 네티즌과 시청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비판을 받았다.
31일 강원도 속초시 청초호 엑스포광장에서 열린 개막행사 ‘설악 판타지아’는 보아 문희준 등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립싱크로 노래를 부르다 음악이 끊기는 가하면, 가수 전인권이 펑크를 내 10분 일찍 공연 끝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1일에는 ‘나는 조용필이다’가 태풍 북상으로 인해 하루 연기됐고, 3일에는 일반인이 참여한 ‘대한민국 노래왕’에서 금상과 은상이 뒤바뀌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진행상의 문제점 말고도 ‘대한민국음악축제’는 그 이름에 걸맞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과제를 남겼다. 총 22개 공연 중 ‘퓨전 콘서트-따로 또 같이’ ‘신나는 우리소리’ ‘가곡의 밤’ ‘평화의 노래’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대중음악 콘서트여서 ‘장르를 망라하는 음악축제’라는 당초 기획과는 벗어나 있었다.
개막 공연에 나왔던 인기 가수들이 고스란히 폐막공연에 참가하는 ‘겹치기 출연’도 축제가 자칫하면 ‘그 나물에 그 밥’인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았다.
/속초=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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