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보도에 여성의 노출장면이 없으면 안된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6일 ‘노출의 계절, 신이 난 방송사 카메라’라는 논평에서 “지상파TV 3사가 피서지 풍경을 보도하면서 선정적인 화면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언련에 따르면 특히 SBS의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는 것. SBS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10일 ‘해운대, 피서인파 20만명’을 시작으로 주말마다 유명 해수욕장의 풍경을 보도했는데,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선탠을 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빠지지 않고 내보냈다.
10일 “햇볕에 몸을 맡긴 선탠족의 젊음이 싱그럽다”는 멘트와 함께 여성의 전신을 화면 가득 보여준 데 이어, 18일 ‘피서인파 북적’에서 “선택족들에겐 내리쬐는 태양이 오히려 반갑다”며 여성들의 선탠 광경을 몇 차례 담았고, 24일과 31일 뉴스에서도 선탠하는 여성들의 하반신에서 상반신까지 차례로 비추는 등 여성들의 모습을 ‘눈요깃거리’처럼 다뤘다.
또 24일과 25일, 31일 해운대 스케치 보도에 이어 ‘동해안도 북새통’ ‘서해안도 원색물결’ 등 장소만 다를 뿐 전혀 차별성 없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낸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MBC도 7월10일 ‘동해안 피서개막’라는 제목으로 여성들의 선탠 광경이 포함된 동해안 풍경을 내보낸 데 이어 18일, 20일, 23일 뉴스에서도 선탠하는 여성, 비키니 차림으로 해수욕하는 여성을 어김없이 비추고 심지어 허벅지에 오일을 바르는 모습을 확대해 보여주기도 했다.
MBC는 그러나 24일에는 도심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전하는 등 SBS와는 소재에서 다소의 차별성을 보였다. KBS도 18일과 24일 보도에서 선탠하는 여성의 신체 특정부위를 부각하고 근육질 남성의 몸을 비췄지만 그밖에는 선정적인 화면이 거의 없었다.
민언련은 “흥미 위주의 화면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두려는 이 같은 태도는 또 다른 ‘성의 상품화’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며, 사생활 침해 소지도 크다”면서 방송사들의 각성과 함께 방송위원회의 강력한 제재 조치를 촉구했다.
/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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