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3년 7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생산자물가는 5년 8개월만에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같은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소비는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간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3·4분기를 정점으로 미약하던 경기회복세마저 꺾여 내년 성장률이 3.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5.0%로 전망되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특히 잠재성장률(5.0%내외) 보다 낮은 것으로, 경기침체가 자칫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는 89.6으로 지난 4월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00년 12월(82.2) 이후 최저치이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을 밑돌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구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유가급등 등으로 7월 중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폭등했다. 이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석유화학 관련 공산품과 화물운수 서비스업 등의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2004년 하반기 이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세 둔화와 계속되는 내수 부진으로 올 4·4분기 성장률이 3.8%로 급락하고, 내년 성장률은 3.7%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내년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내년 전망이 이처럼 나쁜 것은 올 상반기까지 40%에 육박하던 수출증가세가 4분기에 15%로 떨어지는 데 이어, 내년에는 7.5%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 또한 내년 주택담보대출 상환압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등 가계부채 조정이 장기화하면서, 눈에 띄는 회복세로 전환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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