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면서 온 국민이 지쳐가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10년 만의 폭염'이 일찍부터 예고된 탓에 사람들이 더위에 과민 반응하는 것도 올 여름을 유난히 덥게 느끼는 이유인 것 같다. 실제로 7월 평균기온과 열대야 발생 일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5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됐던 7월의 평균 기온은 서울 24.8도, 대전 26.1도, 대구 27.3도, 광주 26.1도, 부산 24.2도로 기록됐다. 지난해보다는 1∼2도 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평년기온에 비해서는 0.7도 올라가는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평년에 비해 1.6도, 대전이 0.8도, 광주가 0.6도 높았으나 서울은 평년보다 오히려 0.1도 낮았고 부산은 평년과 같았다. 올해 더위와 비교의 대상이 됐던 1994년 7월의 평균기온에 비해서는 3∼4도나 낮은 수준이었다. 서울의 경우 7월 중 기온 최고치는 34.5도(31일)로 94년 7월의 38.4도(24일)에 비해 4도 가량 낮았다.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 현상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7월 열대야 발생 일수는 서울 3일, 대전 4일, 대구 9일, 광주 4일, 부산 0일, 제주 14일에 불과했다. 반면 94년 7월의 열대야는 서울 20일, 대전 17일, 대구 17일, 광주 22일, 부산 19일, 제주 23일 등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하순만 놓고 보면 평년보다 1.8도 정도 높아져 올해 더욱 덥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올 여름 더위는 그저 '여름다운 여름'일 뿐 지난 94년의 무더위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머물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오후 한때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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