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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낸 회비 공돈 쓰듯 "펑펑"/울산 商議회장, 39억 카지노서 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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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낸 회비 공돈 쓰듯 "펑펑"/울산 商議회장, 39억 카지노서 탕진

입력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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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들이 어렵게 낸 상공회의소 회비 수십억원을 카지노에서 탕진하다니…."고원준(61)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상의 운영자금 3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자 울산 경제계는 물론, 시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그의 운영자금 횡령 행태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파렴치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을 더욱 기막히게 하고 있다.

30대 후반에 국회의원(11대)을 지낸 고 회장은 1997년 이후 3대에 걸쳐 8년째 울산상의 회장을 맡아 왔다. 울산공단내 (주)한주 대표이사와 석유화학단지 협의회장직도 그의 타이틀이다. 4·15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울산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현정부 들어서도 주가를 높였다.

특히 98년부터 4년여간 월드컵축구문화시민운동 울산시협의회장직을 맡는가 하면 경부고속철 울산역 유치, 국립대 유치, 신항만 건설 등 지역현안 해결에도 앞장서 지역의 대표적인 '원로'로 통한다.

그런 그의 탈선행각은 도를 넘어섰다. 고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틈 나는 대로 강원 정선카지노로 달려갔다. 판돈은 바로 회원사들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한푼 두푼 낸 상의 회비. 고 회장은 이 회비를 자신의 용돈 쓰듯 수십차례에 걸쳐 카지노에서 날렸다.

고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메우기 위해 자신이 월급 받고 있는 회사의 공금을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회원사의 쌈짓돈인 운영자금을 카지노에서 날린 것도 충격적이지만 범죄를 덮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는 지적이다.

상공회의소도 큰 걱정이다. 회원사들이 고 회장의 '믿기 어려운 횡령 사건'에 항의, 상의 운영에 협조하지 않을 움직임을 보여 상의 활동과 지역경제의 맥이 끊길 위기를 맞고 있다. 울산의 한 중견 상공인은 "상의 구성과 회장 선출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문제보다는 정치논리에 따라 움직여 온 데서 문제가 생겼다"면서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와 개혁을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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