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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향한 그리움만큼 정체성 고민도 많았죠"/2004 세계한인입양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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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향한 그리움만큼 정체성 고민도 많았죠"/2004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입력
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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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불쌍하게도, 부럽게도 보지 말아 주세요. 그냥 조금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들로 대해 주세요."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소피텔앰버서더 2층 그랜드볼룸. '2004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참석을 위해 고국 땅을 밟은 배달효성(24·미국명 바이돌 조너던)씨는 우선 해외 입양인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다섯 살이던 1974년 한 살 아래 여동생 효정씨와 함께 미 미시간주의 한 변호사 가정에 입양된 그는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마치고 현재 뉴욕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성공적인 해외입양인"으로 소개하면서도 해외입양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저는 다행히 유복한 미국 가정에 입양돼 행복하게 자랐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엔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자리했다"며 "아직도 한국 아동들의 해외입양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세계한인입양인대회'는 해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입양인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아픔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국제행사로 1999년 미국과 2001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특히 이번 대회는 고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지난 대회에 비해 참가자가 2배 이상 늘어 전세계 15개국에서 4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회가 열리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 머물면서 각종 워크숍과 토론회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서울시내 관광 및 청와대 방문, 한국문화 체험 등 고국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행사를 준비한 팀 홈(47) 미 워싱턴 아시아성인입양인협회장은 "입양인의, 입양인에 의한, 입양인을 위한 자발적인 행사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여기저기 흩어져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던 한인 입양인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후원한 재외동포재단 홍진행 과장은 "그나마 이번 행사에 참여한 400여명은 2,000달러 이상의 경비를 마련할 수 있는 혜택 받은 입양인들"이라며 "아직도 세계 곳곳엔 고국이 그리워도 어려운 형편 때문에 찾지 못하는 한인 입양인이 20만명 이상 흩어져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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