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 수감자들에 대한 가혹 행위 사진이 공개돼 '악녀'로 지탄 받은 린디 잉글랜드 미군 헌병 일병이 "재미 삼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3일 미군 수사 당국이 주장했다.잉글랜드를 조사한 군 헌병 수석수사관은 이날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 포트 블래그 기지에서 열린 유죄 인정 신문에서 "잉글랜드가 '헌병 동료끼리 야간 교대 시간에 재미 좀 보려고 한 우스개 짓'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군 수사요원도 증언자로 나와 "학대 받은 수감자는 대개 정보 가치도 없는 자들이며, 군 상부가 가혹 행위를 명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문제 사병들의 개인적 일탈 행위라는 미군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의 변호사는 "잉글랜드만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그는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려고 뭐든지 하려 할 것"이라며 "군 헌병대가 헌병인 잉글랜드를 조사하는 건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라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지금까지 "명령에 따랐다"고 밝혀 온 잉글랜드는 정작 이날 19개의 범죄 혐의 인정 신문에선 '네', '아니오' 라고 짧게 말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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