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지수가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비제조업체들의 체감지수는 3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일하게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지수 하락 폭이 두드러지면서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3일 한국은행이 2,48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 실적치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큰 폭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8월 제조업 업황 전망 BSI 역시 73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실적 및 전망 BSI는 3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로 2003년8월(실적 67, 전망 72) 이후 최저치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매출, 수출, 가동률, 자금사정 등 개별 항목 BSI는 전달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업황 BSI만 급락하며 괴리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노사 분규와 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다 주가 하락, 유가 상승 외부 요인이 가세하면서 체감 경기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자금 사정 등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경제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기업의 업황 BSI 실적치가 전달 75에서 7월 69로 6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수출기업은 85에서 74로 11포인트나 급락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82에서 77로, 중소기업은 76에서 68로 떨어져 중소기업 체감 경기가 더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6.4로 3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89.1)보다 비제조업(81.6), 중화학공업(92.7)보다 경공업(78.0) 분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소비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유가가 다시 치솟고 하반기에 수출증가세 마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체감경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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