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2명이 무참히 피살된 이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애도와 함께 "경찰관 2명이 고작 1명에게 당하느냐" "총은 폼으로 있는 거냐"는 식의 비아냥과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들도 "3단봉만 쥐고 피의자를 검거하러 가다니…"라며 소홀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경찰관들이 숨진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경찰로서는 억울한 비난이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자. 이들이 신고를 받았을 당시 피의자의 혐의는 살인이나 강도가 아닌 폭행이었으며 그것도 여자친구와 결혼 문제로 다투다 생긴 문제였다. 규정상 이런 정도의 사안이라면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설령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기를 휴대했더라도 손님들이 꽉 들어찬 커피숍에서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었을 터이다. 한 경찰관은 "만약 총을 사용했다면 경찰관은 죽지 않았겠지만 과잉대응 시비가 거세게 불붙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총기 오·남용에 대한 경찰관들의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총 한번 잘못 쐈다가 신세를 망치느니 차라리 범인에게 맞는 게 낫다"는 게 일선 경찰관들의 생각이다. 이러다 보니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총은 쏘는 게 아니라 던져서 맞춰 잡으라고 있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물론 총기 오·남용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총기 휴대 및 사용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경찰관 스스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정당한 무기 사용의 범위에 대한 세부 규정을 정해 날로 흉포해지는 범죄에 자신 있게 맞서는 것이 두 경찰관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일 것이다.
/진성훈 사회1부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