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벼락이 가장 많이 치는 곳은 전북과 충남 서해안으로 연간 7,000∼1만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에서 유일하게 낙뢰와 관련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기상청 이종호 기상연구관은 3일 "태안반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서해안과 중부 내륙지방에 낙뢰가 집중되고 있다"며 "올해 무더운 날씨로 대기가 더워진 상태에서 국지적으로 뇌운(雷雲)이 쉽게 발달해 낙뢰 발생빈도가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상청과 한국전력공사의 낙뢰 연보 및 전국 벼락 분포지도에 따르면 2002년 한해 동안 내륙과 해양을 통틀어 가장 높은 낙뢰 발생빈도를 보인 곳은 전북과 충남지방으로 7,000∼1만번을 기록했다. 이어 남해상 7,000∼9,000번, 황해도 해안 및 서해중부해상 8,000∼9,000번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한해 평균 낙뢰 일수는 40∼55일로 1주일(6.6일)에 하루씩 벼락이 치는 셈이다. 경기 남부 및 충북 북부 내륙지방도 낙뢰 다발지역이며 강원 동해안과 영남지방은 3,000회 미만으로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별로는 전체 낙뢰의 65%가 8월에 발생할 정도로 여름철에 집중됐으며 하루 중 새벽과 오후시간대에 낙뢰 발생 빈도가 높았다. 이는 태양의 복사열로 인한 대기 불안정이 뇌운을 쉽게 발달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낙뢰 발생빈도는 해마다 증가해 1999년 연간 평균 낙뢰일수는 30일 미만이었으나 2001년 이후에는 40일을 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댐 건설 등으로 인한 내륙의 수증기 발생 및 지형여건 변화와 대기 불안정을 낙뢰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기상청은 "장비발달로 땅으로 떨어지지 않는 낙뢰까지 관측되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