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1일 뉴욕과 워싱턴, 뉴저지주의 뉴왁 등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테러공격 위협이 있다고 경고하고 이 지역에 대한 테러 위협 수준을 현재의 황색(다소 높음)에서 오렌지(높음)로 올렸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테러위협 수준은 종전대로 황색으로 유지했다.리지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알 카에다가 공격하려고 계획하는 장소들에 대해 전례 없이 구체적인 정보가 입수됐다"며 "그 계획은 자동차와 트럭에 폭탄을 실어 테러에 이용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지 장관은 잠재적인 테러 공격 대상으로 뉴욕시의 씨티그룹 건물과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건물, 뉴왁의 프루덴셜 플라자 등 5곳을 특정했다.
미 정부 당국이 2001년 9·11 이후 구체적인 공간과 건물을 대상으로 색깔 테러 위협 경고 시스템을 작동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11 이후 뉴욕시의 테러위협 수준은 계속 두번째로 높은 단계인 오렌지로 남아있으며 다른 지역은 황색 상태로 유지해 왔다.
강화된 보안조치에 따라 2일 새벽 0시1분부터 홀랜드 터널을 통한 상업 차량의 뉴욕시 진입이 금지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주요 건물과 지하철역, 기차와 버스 터미널, 다리와 터널 접근로 등 민감하고 상징적인 지역에 대한 경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9·11 이후 알 카에다 관련 인물들이 이 건물들의 세부 구조와 보안상황에서부터 주변의 신호등체계, 접근 및 도주로, 몸을 숨길 주변 상점까지 세밀한 정보를 반복 수집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뉴저지 조사에 관련된 한 관리는 용의자들이 최근 며칠 사이에 공격을 위한 예행 연습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지 장관은 그러나 "테러 공격이 언제 있을지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경고는 지난달 29일 끝난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나온 데다 이 달 30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종종 부시 정부가 정치적 목적에서 테러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와 관련 그 같은 비난을 하는 민주당의 유명 인사는 없으며 민주당원들도 이번 정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백악관의 에린 힐리 대변인은 "위협에 대한 정보가 매우 새로운 것이며 지난 72시간에 들어온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특정 지역의 테러위협 수준을 올리자는 리지 장관의 건의에 동의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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