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선발대 1진이 곧 이라크로 떠난다. 전체 병력 3,000명 가운데 900명 규모인 선발대는 항공편으로 이라크 남쪽 쿠웨이트로 간 뒤, 육로로 이라크를 종단해 북부 아르빌로 이동한다. 우선 저항세력의 공격위험이 가장 높다는 육로 이동에 빈틈없이 대비하기 바란다. 막중한 국익을 위한다는 파병 명분과 달리 거국적으로 무운장도를 비는 분위기가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럴수록 젊은 장병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이런 맥락에서, 새삼 파병의 의의를 논하기보다 장병의 안전을 위한 당부부터 하고자 한다. 파병에 걸린 국익이 크다고 해서, 인명손실 위험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지휘관보다 병사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이는 없다지만, 군 지휘부가 보인 자세는 그런 상식을 벗어났다. 생소한 전쟁지역의 위험을 걱정하기는커녕, 국익부터 앞장 서 외친 것은 결코 군인다운 자세가 아니다. 해외 전쟁에 익숙한 미군 지휘부가 진정성 여부를 떠나 늘 신중한 연유를 잘 헤아려야 한다.
아르빌 등 쿠르드 지역은 겉은 평온하지만 종족 갈등이 뿌리깊은 데다가 터키 이란 이스라엘 등 주변국이 개입, 분쟁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 군이 평화와 재건을 돕는다는 명분에 스스로 도취, 이런 갈등 상황과 외세 적대감을 소홀히 여겨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베트남전 이래 최대 규모 해외 파병에 많은 국민은 심란함을 느낀다. 파병 찬반이 엇갈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정치권의 위선적 태도 탓이 크다. 파병에 앞장선 야당과 보수세력은 파병 대책 등을 아예 시비하지 않고 있고, 마지못한 듯 파병을 결정한 정부와 여당은 끝내 어정쩡한 자세다. 그토록 논란한 파병 부대를 막상 떠나보내는 마당에, 엉뚱한 정치싸움에만 몰두하는 상황은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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