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기, SK텔레콤 등 IT 관련 업종 대표주들이 2일 대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IT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낙폭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가격이 아무리 싸 보이더라도 경기 회복 전망이 나타나기 전에는 섣불리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다.
SK텔레콤 등 줄줄이 52주 신저가
2일 SK텔레콤은 전 거래일보다 4,500원(2.83%) 떨어진 15만4,500원으로 마감, 지난해 4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접속료 수입 감소에 따른 2분기 '어닝 쇼크'가 주가를 3일 연속 떨어뜨렸다. 옐로우칩의 대명사인 삼성전기와 LG전자는 각각 2만6,750원과 4만8,300원으로 마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며, 팬택앤큐리텔 아남반도체 데이콤 등 주요 IT관련주들도 최근 들어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인 40만8,000원에 마감했고 올 들어 크게 상승했던 하이닉스도 6일 연속 급락하면서 2월 이후 최저치인 8,83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최근 전기·전자 업종 지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연일 하락하고 있다.
'낙폭과대' 는 매수 기회(?)
IT업종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일부에서는 단기 투자 전략으로 매수에 나서기를 조심스럽게 권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서희정, 허찬종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이익 모멘텀 약화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LG전자, LG마이크론, 한성엘컴텍 등 낙폭과대 IT 우량주에 대한 선별 매수를 제안했다.
이들은 "현재의 시장이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투자주체들의 심리적 불안감과 매수세력 부족으로 하락한 것"이라며 "위험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기업의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하락한 우량종목이 기술적 반등 과정에서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의견이 다수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무리 가격이 싸 보이더라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단기 매매에 강한 투자자라면 몰라도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하기에는 이르다"면서 "IT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어느 정도 걷힌 내년 상반기나 되어야 주가가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도 "미국에서 소비동향에 민감한 IT 내구재부문(전자제품)의 소비 위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 국내 IT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이익 모멘텀이 둔화하고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8월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IT 비중을 크게 줄이고 대신 유틸리티, 소재주 등 방어적인 업종의 비중을 늘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