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로 고 정몽헌 전 회장 사망 1주기를 맞는 현대그룹이 현정은(사진) 회장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 전 회장의 갑작스런 자살로 대북사업이 휘청거리고 금강고려화학(KCC)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최대 위기를 맞았던 현대는 현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호황을 누리는 등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그룹은 현재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택배, 현대아산, 경제연구원 등 6개 계열사에 직원 8,000여명을 거느리고 있다. 자산 기준으로 따지면 재계 19위로, 과거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중견그룹'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현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올 1·4분기 창사 이래 최대인 1,590억원의 세전이익을 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1분기 사상 최대인 1,1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대북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이 육로관광 활성화로 적자 폭이 크게 주는 등 그룹 경영이 크게 호전돼 현 회장 체제는 일단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가 정 전 회장 사망 1주기인 4일 계열사 사장단이 경기 하남시 정 전 회장의 선영을 찾은 뒤 바로 금강산을 방문, 신입사원 수련회를 갖는 것도 새로운 재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계열사 직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현 회장 취임 후 처음인 데다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회가 부활한 것도 4년 만의 일이다.
현대는 또 정 전 회장 1주기 추모 행사의 일환으로 인터넷 추모 사이트(www.chungmonghun.pe.kr)를 이날 오픈하는 한편 그룹 역사와 현재, 미래 비전을 담은 인터넷 홈페이지(www.hyundaigroup.com)도 가을게 오픈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순항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대상선의 실적이 경영성과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해운업 호황 추세에 따른 것이고, 대북사업 역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KCC가 현재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태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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