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일자리 구하기의 어려움 (2)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일자리 구하기의 어려움 (2)

입력
2004.08.03 00:00
0 0

방학동안 봉사활동을 나가면서도 아이는 어딜 가야 힘이 덜 들고 쉬울까 궁리한다. 그러지 말고 공원의 잡초뽑기 같이 확실하게 몸으로 때우는 일을 찾아보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한다. "어른도 일자리를 구할 때, 처음엔 다들 편하고 돈 많이 받는 자리를 구하려고 애쓰다가 그게 안 되니까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는 거잖아요.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엔 쉬운 자리를 구해보다가 그게 안 되면 나중에 몸으로 때우러 가는 거라구요."어쨌거나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다닌 끝에 아이는 내일 우체국에 나오라는 허락을 받고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그곳에서 점심까지 얻어먹고 돌아왔다. 누가 사주더냐니까 이렇게 대답했다. "어제 봉사활동자리 구하려고 하루종일 돌아다녔는데, 그냥 하루 두시간만 하고 물러나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전표 분리 작업을 하는데 거기 누나들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또 열심히 일했거든요. 그걸 국장님이 보시고, 내일도 나오라고 점심을 사주셨어요."

그게 꼭 일을 잘해서 사준 점심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저로서는 '한끼 점심의 지엄함과 훈훈함'을 동시에 배우고 온 듯했다. 곳곳에 그렇게 우리 삶의 스승님이 계신 것이다.

이순원/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