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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가벼운 운동·목욕으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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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가벼운 운동·목욕으로 탈출

입력
200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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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때문에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낮에는 쏟아지는 잠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작은 시계소리에도 잠을 설치고 선잠을 깨기 일쑤다. 조금 시원해져 잠이 들라치면 바깥은 벌써 훤히 동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해서는 열대야를 이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 도시 열섬 현상이 열대야 주범

열대야는 밤의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어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상황을 말한다. 기온이 높아지면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체내의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해 일종의 각성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잠자기 가장 좋은 온도는 18~20도.

열대야는 시골보다 도시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빌딩 아스팔트 등의 인공 구조물이 한낮에 열을 모았다가 밤에 뿜어 내기 때문이다. 자동차 매연 등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대기 밖으로 나가야 하는 열기를 그대로 붙잡아두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런 ‘열섬 효과’로 인해 도시는 주변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열대야가 발생하면 인체 중추신경계가 흥분해 잠을 이루기 못하거나 자주 깨게 마련이므로 다음날 졸리고 피로한 ‘수면지연증후군’이 나타난다. 심하면 두통, 소화불량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에어컨에 의지하다 보면 냉방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 체온을 낮추어라

열대야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거나 해 체온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덥다고 해서 밤새 에어컨을 켜고 자는 것은 금물이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체온이 지나치게 내려가 냉방병과 저체온증, 여름감기 등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잠자기 전 1시간 동안만 가동하는 것이 좋으며, 이 때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선풍기도 밤새 틀면 저체온증과 호흡곤란, 안면신경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1~2시간 정도만 몸에서 멀리 떼어놓고 트는 게 좋다.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으면 처음에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서서히 찬물로 바꾸는 가벼운 목욕도 효과적이다. 단 찬물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생리적인 반작용을 유발해 체온을 다시 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샤워 효과를 높이려면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이나 속보, 산책 등 운동으로 약간 땀을 흘린 뒤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밤에 잠을 설쳤다고 낮잠을 자면 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을 하게 되므로 낮잠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억지로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말고 가벼운 독서 등으로 잠을 청하는 게 좋다.

- 취침 3시간 전에 식사 끝내야

밤에 숙면을 취하려면 새벽이나 해가 진 뒤 여유 시간을 이용해 20~30분 정도 자전거 타기나 산책 등으로 몸을 피곤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잠자기 5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근육이 수축돼 체온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증가해 몸이 각성 상태가 되기 때문. 오후 7시 이후에는 가벼운 운동이 적당하다.

취침시 공복감을 느끼면 숙면을 취할 수 없으므로 저녁은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식사는 취침하기 3시간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밤에 냉커피, 냉홍차, 콜라 등을 마시는 것은 숙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최대 14시간 효과가 지속되므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낮 12시가 지나면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자기 전에 우유를 한잔 마셔 공복감을 없애주는 정도는 좋다.

소주나 맥주 등 술로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는데, 술은 잠 드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갈증이나 소변을 유발하므로 숙면을 방해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한림대 성심병원 조정진 을지병원 내과 안영수 교수>

::::: 열대야에 알아두어야 할 에어컨 사용법 :::::

1. 에어컨 가동 전에 미리 문을 열어 환기하고 가동 중에도 시간마다 5~10분 정도 환기를 시킨다.

2. 에어컨 가동시에는 젖은 수건으로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창문을 약간 열어 놓거나 침실에 수분 방출이 많은 벤자민ㆍ고무나무 같은 나무를 갖다 놓는다.

3. 에어컨 바람은 위로 향하게 한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면 두통이나 체온 저하, 질식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4. 에어컨은 밤새 틀지 말고 잠들 무렵에만 1시간 정도 가동한다.

5. 자동온도조절 기능을 활용한다. 낮 시간대처럼 23도 이하로 맞추면 새벽에는 추워지기 때문에 24~26도로 해도 숙면하기 충분하다.

6. 에어컨과 선풍기를 적절히 사용한다. 에어컨만 사용하면 차가운 공기가 밑으로만 내려가지만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냉기가 고루 퍼지게 된다.

7. 에어컨 필터는 1주일에 1회 이상 청소하거나 교체한다. 에어컨을 밤낮으로 가동하기 때문에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에 먼지가 많이 끼면 공기정화 기능이 떨어져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자료:위니아에어컨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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