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설회사에서 20여년 동안 자재와 구매, 하도급 업체관리를 담당했던 최모(46)씨는 퇴직 직후인 지난 해 2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을 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력 파견업을 시작했다. 회사 다닐 때 맺은 건설회사 인맥이 있는데다 큰 기술 없이 일용 잡부 수십명을 관리하면 수입이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사무실을 연 뒤 평소 알았던 인맥을 통해 하도급업체 등에서 인력공급 의뢰는 꾸준히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업체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건설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 숙련공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다녔던 인력파견업체를 통해서만 일자리를 알아보고 최씨 회사와 같은 신생업체에 찾아오는 인력은 대부분 미숙련공들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뢰한 업체의 인력을 맞추기 위해 매번 주변에 있는 기존 인력파견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받아서 공급해 주는 방법밖에는 없어 애를 먹었다. 또 회사생활만 하던 최씨는 인력파견업의 특성상 새벽 4∼5시에 사무실로 나오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건강도 많이 상하게 됐다. 결국 이씨는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사업을 정리 할 수밖에 없었다. 최씨는 오랫동안 종사해왔던 업종이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업종 내면의 어려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반년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점포닥터 박균우 대표는 최씨의 실패 원인에 대해 "인력파견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데다 중년 이상의 나이에 힘든 분야에서 새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자칫 건강을 상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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