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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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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展

입력
200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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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갈구하는 소리없는 아우성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달 31일 막을 올린 '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전에서는 국내외 최고 예술가들이 그림과 글을 통해 한반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국내 작가 52명과 유럽과 미국, 이란, 일본, 중국 등 18개국의 작가 53명 등 모두 105인이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비디오아트 등 200여점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일의 게오르그 바젤리츠, 게르하르트 리히터, 지그마 폴케, 안젤름 키퍼, 귄터 위커, 스페인의 안토니 타피에스, 미국의 짐 다인, 프랑스의 질 아이요, 자크 모노리, 제라드 프로망제, 에로 등 낯익은 이름을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체리 향기'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란 영화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도 사진 3점을 내놓았다. 국내 작가로는 김창렬 이우환 강익중 이두식 김정헌 서용선 신학철 윤석남 임옥상 등이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희망과 꿈을 담은 가로·세로 3인치 드로잉 3,264개를 모은 강익중의 설치작품 '놀라운 세상', 시인 김혜순의 시구와 함께 붉은 방에 피에타상과 비슷한 포즈로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을 끌어안고 슬픔에 잠긴 어머니를 형상화한 윤석남의 '피흘리는 집', 전쟁 혹은 거대한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뒤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을 표현한 자크 모노리의 회화 '독2' 등은 폭력에 대한 비판과 평화에 대한 강한 염원을 드러낸다.

세계적 문인들도 이번 전시를 위해 글을 보내와 전시도록에 실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와병중어서 집필이 어려운데도 미술평론가 알랭 주프로아와 공동으로 미국의 패권주의에 따른 문화적, 정치·군사적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선언'이라는 글을 보내왔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 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자크 랑의 글도 있다.

그러나 현대미술관은 당초 피카소의 1951년작 '한국에서의 학살'의 출품도 추진했으나,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불발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김윤수 관장은 "한반도는 전쟁과 분단, 그로 인한 고통과 트라우마(외상)가 아직 남아있고 지구상 어느 곳보다 전쟁 위험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이번 전시는 우리가 얼마나 평화를 열망하는가를 세계에 알리고 '평화' 담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10일까지. (02)2188―6000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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