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주식시장 상황을 요약한다면 거시경제적 모멘텀의 약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반면 이미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돌이켜 보면 경기선행지수나 동행지수는 모두 3월 단기 피크를 지나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투자나 소비 같은 내수의 부진이 경기지표의 하락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고유가 지속, 정보통신경기의 둔화, 중국경제의 둔화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수출둔화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경기둔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경기확장세가 장기화하기 위해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 경기의 확장세가 지속되는 것이 확인돼야 하겠지만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둔화하고 있어서 이를 확신하기는 힘들다.
한편 지난 4월 이후 주가가 큰 폭 하락하면서 주가수준은 일단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업 분석가들의 향후 1년 후 평균적인 예상이익을 토대로 본 시장의 주가수익배율은 6.2배(종합주가지수 750포인트 기준)로 2000년 이후 주요 거래범위(평균치 전후 1표준편차)의 하단인 6.5배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렇지만, 7월 들어 기업 분석가들의 예상 이익 전망치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향후 고유가의 지속, 정보통신 경기의 둔화, 내수의 부진지속 등 거시적 환경의 악화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익전망치는 추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거시적 경기여건의 악화와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상황이 병존하는 현상은 통상 주식시장이 정점을 지난 직후에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그리 매력적인 투자여건이 못 된다. 주식이 싸 보이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잠재해 있지만 추후 거시환경의 악화에 따라선 주가의 추가하락 위험이 병존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거시환경 개선의 기미가 미흡한 경우는 기간조정이 길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에도 근본적인 시장의 추세전환을 예상하기에는 기간 조정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여 시장에 대해 중립적 접근을 권고한다.
김지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