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대회 이전보다 3∼4% 포인트 더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대회 후 이틀 만에 두 후보간 격차가 대회 이전으로 돌아가는 등 민주당 전당대회가 박빙의 접전 구도를 무너뜨릴 정도의 대박을 가져오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벌어진 양측 격차
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가 케리 상원의원의 후보 수락연설이 있었던 29일 밤 실시한 조사 결과, 전당대회 이전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대 46%로, 케리 후보가 2% 포인트 앞섰으나 폐막 후엔 격차가 5% 포인트로 벌어졌다. 케리 후보의 지지율은 48%대로 변함이 없었으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3% 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는 부시 지지자중 일부가 전당대회 기간 중 부동층으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전당대회 전 부동층은 5%였으나 전당대회 이후 8%로 늘었다.
또 뉴스위크가 전당대회 기간중인 28일∼29일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서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은 각각 49%와 42%의 지지를 받아 양측의 격차는 7% 포인트로 벌어졌다. 뉴스위크의 이 달 초 조사에서는 케리 후보가 47%로 부시 대통령에 3% 포인트 앞섰었다. 두 조사에서 제3 후보 랠프 네이더는 3%의 지지를 받았다.
반짝 전당대회 효과
그러나 일일 여론동향을 추적하는 라스무센리포트가 31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는 전당대회 기간 중 케리 후보가 3% 포인트 차로 앞섰으나 31일 현재 양측의 격차는 다시 1% 포인트차로 좁혀져 전당대회 이전인 25일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보문제에 대한 신뢰도에서 부시 대통령은 49%의 지지를 받아 45%의 케리 후보보다 4% 포인트가 앞섰다.
이는 케리 후보가 4일간의 전당대회 기간 중 미국의 안보를 책임질 강력한 지도자상 구축에 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권자들은 여전히 부시 대통령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문제에 대한 신뢰도에서는 두 후보는 모두 49%의 지지를 받아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역대 전대 효과 비교
전당대회 후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는 '전당대회 효과(Convention Bounce)'는 케리 후보에게 그다지 적용되지 않았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경우 2000년 전대 이후 지지율이 8% 포인트 반등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전당대회에서 16% 포인트의 지지율 반등으로 공화당의 아버지 조지 부시 후보에게 뒤졌던 지지율을 일거에 반전시켰다.
그러나 양측 지지층이 뚜렷하게 갈려 부동층이 매우 엷은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의 선전 여부와 관계없이 이전과 같은 전대 효과를 기대하기가 애당초 무리였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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