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시국관과 주요 사안에 대한 시각은 퇴영적이고 피해의식이 짙게 깔려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곳곳에 불필요한 전선을 만들어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반사효과를 노리는 정략도 엿보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국력소모와 정치적 혼돈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다. 위기신호를 계속 보내는 경제난 해결이나, 정체성 공세를 받을 정도로 헝클어진 국정의 안정 등은 안중에 없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지쳤고 참담할 뿐이다.노 대통령은 29일 전남 목포에서 "과거 유신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미래로 갈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엉뚱한 주장을 했다. 지역 혁신 발전 토론회에서 주제와는 상관없이 "지금 정치적 전선이 어떠냐"고 일부러 화두를 던진 뒤 스스로 자답한 것이다. 무엇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가 유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지 아무 언급이 없다. 유신은 30년 전의 역사다.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망령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다.
노 대통령이 굳이 유신을 들고 나온 진짜 이유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유신에 대한 비판세력을 모아 정치동력화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그는 또 "과거 산업화시대의 경제적 구조위에서 경제적 기득권을 갖고 갈 것이냐, 세계화 정보화 네트워크 시대의 사회구성적 원리로 갈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데 이는 한국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라고 주장했다. 사물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편협함이 드러난다. 언제까지 이 같은 특유의 편가르기 행태를 되풀이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발언은 하나하나가 파급효과가 막대한 메시지이다. 그래서 정제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의 말들이 이러한 절차를 밟고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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