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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디자이너 정구호의 옷 이야기-방에서 나와 파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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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디자이너 정구호의 옷 이야기-방에서 나와 파티를

입력
200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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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라를 만났다. 그녀는 내가 알고 있는 영원한 파티걸이자 패션인이다.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PR매니저로 그녀는 거의 모든 패션행사와 파티에 참석한다. 아니, 단순한 참석을 넘어 그 삶을 즐긴다.파티 걸이라고 하면 좋지않은 뉘앙스가 풍기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파티라고 하면 특정 계층의 소유물 같이, 또 사치의 대명사처럼 이야기 한다. 하지만 파티라는 것은 마음이 맞는 여러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기는 것이다. 그것이 파티다. 사전을 찾아봐도 파티란 모임을 뜻한다.

그럼 즐거운 파티와 패션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당연히 관련이 많다. 파티라는 것에는 사람 이외에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파티를 할 장소, 파티에서 먹을 음식, 그리고 파티에 입고 갈 옷이다.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장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 그리고 서로에게 자랑할 만한 의상이 그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화려한 의상을 생각하겠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나와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옷, 본인 스스로가 기분 좋아질 만한 옷을 얘기 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너무 방 문화에 빠져 있다. 서로 서로 담을 쌓고, 점점 더 작은 방에서, 점점 더 적은 사람끼리 꼭꼭 숨어서 논다. 노는 것을 들키면 큰일이 날 것처럼 방 속 깊이 틀어 박히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놀이문화는 열린 문화다. 집에서 잔치를 하더라도 대청마루에서 문을 다 열어놓고 동네 사람들은 물론 지나가는 객까지 불러 음식을 나눠먹고 노는 그런 문화다. 공연을 하더라도 넓은 마당에서 하는 마당놀이 문화다.

하지만 요즘은 모든 것을 숨어서 하는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개인주의라는 단순한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맛있는 음식이나 내가 새로 산 옷도 보여 줄 곳이 없어지고 “그 옷 너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 “너, 이 음식 너무 잘 만들었다” 등의 칭찬도 거의 들을 수 없다.

우리 모두 방에서 나와 파티를 하며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즐겁게 살아보자. 열심히 일한 만큼 열심히 즐기며 살 일이다. 해라는 그녀 사무실에 있는 발코니에서 매일 밤 여러 사람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겠다고 했다. 나 역시 그 곳에 자주 갈 것 같다.

/정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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