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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신통방통 왕집중/렝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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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신통방통 왕집중/렝켄의 비밀

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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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맨날 잔소리만 할까●신통방통 왕집중 / 전경남 글ㆍ김용연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8,500원

●렝켄의 비밀 / 미하엘 엔데 글ㆍ유혜자 옮김 / 보물창고 8,500원

엄마 아빠는 왜 내 말은 잘 들어주지도 않고 맨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만 할까. 전경남의 동화 ‘신통방통 왕집중’과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화 ‘렝켄의 비밀’은 아이들의 불만스런 마음을 잘 따라잡고 있다. 두 권 모두 여러 편의 동화를 모은 책이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가 읽을 만하다.

제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신통방통 왕집중’은 웃음을 자아낸다. 엄마는 동우가 산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부 좀 시키려고 집중력을 길러준다는 약을 사는데, 동우가 이 약을 엄마의 영양제와 바꿔치기 하는 바람에 엄마가 이상해진다.

동우가 ‘왕집중’ 하고 외치기만 하면, 엄마는 로봇처럼 동우가 시키는대로 움직인다. 처음엔 신났지만, 점점 괴로워진다. 다른 일은 몽땅 팽개친 채 공부만 하거나 TV만 보는 엄마 때문에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된다.

이 책에 실린 다른 세 편의 동화 중 ‘거꾸로 걸은 날’과 ‘살려 줘, 제발!’도 어른들이 짜놓은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일요일 아침 늦잠 자는 엄마 아빠를 억지로 깨웠다가 야단을 맞고 집 밖으로 나선 아이는 ‘거꾸로 걸어서’ 고양이 마을로 들어가고(‘거꾸로 걸은 날’), 비 오는 날 학원을 결석하고 놀이터에서 쥐 사냥을 하던 아이는 다쳐서 쫓기는 쥐가 불쌍해진다.(‘살려 줘, 제발!’) 굳이 거꾸로 걷는 것은 반발의 표현이겠고, “살려 달라”는 쥐의 말은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하소연과 통한다.

‘렝켄의 비밀’은 소설 ‘모모’ ‘끝없는 이야기’의 작가로 유명한 미하엘 엔데의 동화 모음이다. 렝켄은 평소에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부모님이 불만스럽다.

그런데, 어느날 렝켄이 요정에게서 얻어온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기적을 일으킨다. 이 신기한 설탕이 들어간 차를 마신 부모님이 마법에 걸려 렝켄의 말을 거부할 때마다 키가 줄어든다. 엄마에게 왕집중 약을 먹인 동우처럼 렝켄도 처음엔 통쾌했다가 나중엔 괴로워진다.

‘신통방통…’과 ‘렝켄…’의 주인공 아이들은 결국엔 별 수 없이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잠시나마 일상을 탈출하는 즐거운 상상을 담고 있는 이런 동화는 학교와 집에서 이래저래 시달리는 아이들의 뿌루퉁한 마음을 슬그머니 씻어줄 줄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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