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9일 기획위원장에 심재철(沈在哲), 국제위원장에 박진, 공동대변인에 임태희(사진) 의원을 각각 임명하는 등 당직을 개편했다. 사무부총장으로는 김학송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이, 국민참여위원장과 홍보위원장에는 각각 안경률, 곽성문 의원이 기용됐다..박 대표는 이번에 중하위 당직자를 거의 교체했지만 김형오 사무총장과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는 그대로 유임시켰다. 당장은 큰 변화 없이 당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인선에서는 재선의원이 집중 배치됐는데 특히 전투력보다는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는 중도 성향의 인물들이 주로 기용됐다. 이들의 튀지않는 이미지를 활용해 초선과 3선 이상 중진들을 묶는 한편, 박 대표체제이전까지 당을 쥐락펴락해온 홍준표 의원 등 비주류 3선 3인방의 영향력을 제어하겠다는 희망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들 재선그룹은 최병렬 전 대표시절에도 기용됐다가 3선 강경파에 무기력하게 밀려난 적이 있어 박 대표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할 지 주목된다.
박 대표가 가장 고심한 자리는 매일매일 벌어지는 여야간의 난타전 시나리오는 물론 대선플랜 등 당의 중장기 전략을 짜는 기획위원장. 당초 개혁바람에 맞춰 소장파 초선 의원이 실험적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최근 여야간에 정쟁이 불붙으면서 재선의 심 의원에게 임무가 돌아갔다. MBC 기자를 지낸 심 위원장은 서울대 77학번의 총학생회장 출신. 여권의 '박근혜 때리기'를 주도하고 있는 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성대 78학번의 운동권출신에다 신문기자를 했다. 학생운동권시절 정반대의 논리로 무장했던 두 사람이라 치열한 머리싸움이 예상된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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