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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4>바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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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4>바자리

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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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년 7월30일 이탈리아 화가 조르지오 바자리가 아레초에서 태어났다. 1574년 피렌체에서 졸(卒). 건축가이기도 했던 바자리가 이탈리아 조형예술사의 몇몇 페이지를 할당받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가(家) 사람들의 초상화나 팔라초 베키오의 벽화, 우피치 미술관 등은 만만치 않은 예술적 성과로 꼽힌다. 특히 그의 설계로 1560년에 착공해 1584년에 완공된 우피치 미술관은 후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궁전 건축이다.그러나 조형예술사에서 바자리라는 이름이 특히 중요한 것은 저술가로서다. 메디치가의 토스카나 대공(大公) 코지모1세에게 헌정된 '이탈리아의 가장 훌륭한 화가·조각가·건축가들의 생애'(1550)는 이탈리아 예술사 연구의 필수 문헌이다. 13세기 이후의 예술가들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은 이 책에서 바자리는 중세 예술을 고대 고전주의와 르네상스 사이의 암흑 시대가 낳은 산물로 파악한 뒤, 토스카나를 둥지로 삼은 예술의 재생은 지오토에서 시작해 미켈란젤로에서 정점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세대 앞의 동시대인이었던 미켈란젤로를 평생 흠모했다.

이 책의 중요성은 20세기 예술사학자 아르놀트 하우저의 노작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서도 확인된다. 하우저는 매너리즘(양식주의)을 다룬 챕터의 상당 부분을 바자리의 견해에 동조하거나 비판하는 형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하우저의 책에서 '뚜렷한 목적의식을 지닌 최초의 매너리스트(양식주의자)'로 평가된 바자리는 또한 최초의 상설 미술아카데미의 창설자이기도 했다. 바자리가 코지모1세를 움직여 1561년에 설립한 아카데미아델디제뇨는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토스카나공국 내의 모든 예술적 문제에 대한 자문기관 노릇을 했고, 그 뒤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예술아카데미들의 모범적 선례가 되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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