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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초과학적인 장면들 말도 안된다고? 아니 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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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초과학적인 장면들 말도 안된다고? 아니 말돼!

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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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맨부터 몸에서 거미줄을 뿜어대는 스파이더맨까지, 만화와 영화 속 영웅이 없는 세상은 얼마나 허전할까. 허무맹랑한 줄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가상 영웅에 빠져드는 것은, 이들이 일상의 끈적한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판 BBC는 최근 '초인적 영웅들(superheroes), 과학에 근거했는가'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데이데블, 슈퍼맨 등 널리 알려진 영웅들과 과학의 관계를 다뤘다. 여기에 소개된 '만화같은' 영웅들과 과학의 흥미진진한 연결고리를 살펴본다.

'스파이더맨', 강철보다 강한 거미줄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는 고등학생 시절 방사능 실험 시설을 견학하다 거미에 물린 후 손에서 거미줄을 쏘는 초인으로 변신한다. 반면 오리지널 만화의 주인공은 손목에 부착해 거미줄을 쏠 수 있는 장치를 직접 개발한다. 거미가 수직으로 된 표면을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은 손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액체 때문이다. 거미 중 이 액체가 분비되지 않는 종은 바위에 난 틈을 이용해 암벽타기를 하는 것 같이 독특하게 생긴 수많은 털을 표면의 작음 틈새에 걸어 벽을 오른다. 욕실에서 거미가 유난히 많이 발견되는 것은 미끈한 표면보다 틈이 많은 타일이 거미의 서식에 편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손에서 분비되는 액체 대신 손목서 '발사되는' 거미줄을 이용해 건물을 타넘는다. 빈약해 보이는 이 거미줄은 실제로 웬만한 강철보다 강도가 강해 1㎡당 약 2억8,000만㎏을 지탱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거미들은 서로 잡아먹는 성향이 있어 닻줄보다 강하고 나일론보다 신축성있는 최첨단 신소재 거미줄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은 아직 없다. 대신 염소의 유전자를 조작, 거미줄 성분이 들어있는 염소젖을 얻어내는 것이 지금까지 개발된 최선의 기술이다.

원더우먼 창조자 '거짓말 탐지기' 발명

'파라다이스 섬'에서 태어나 고대의 신들로부터 강력한 능력을 부여 받은 다이아나 프린스. 부상당한 스티브 트레버를 치료한 인연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로 활동하며 필요에 따라 원더우먼으로 변신하는 다이아나를 만들어낸 주역 중 한 명은 심리학자 윌리엄 마스톤. 거짓말 탐지기의 발명가이기도 하다.

원더우먼이 엉뚱하게도 '거짓말 탐지 밧줄'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은 마스톤의 영향이다. 거짓말 탐지기는 사람이 거짓말할 때 심장 박동과 혈압이 오르고 숨이 가빠지며 손에 땀이 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으로 몸에 부착된 다양한 장치를 이용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기기의 신빙성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며 미국 중에서도 뉴멕시코주 법정에서만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를 증거로 인정한다.

데어데블, 놀라운 사(四)감과 레이더 기능

시각장애인을 교통사고에서 구해낸 맷 머독은 강력한 방사능 물질이 눈에 들어가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대신 시각 외의 감각과 직접 개발한 레이더 기능을 통해 주변 사람의 심장소리를 듣고 매우 옅은 냄새도 맡아내며 종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영화에서처럼 레이더 기능을 이용해 세상을 정확히 감지해낼 수 있을까. 돌고래와 박쥐는 인간이 보거나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쏘아 주위 물건을 감지한다. 초음파가 돌아오는 시간을 통해 물체의 거리를, 진동이 약해지는 정도에 따라 물체의 구성물질을 알아낸다. 지속적으로 발사한 초음파의 소리가 달라진다면 이는 물체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돌아오는 진동의 파장이 달라진다는 '도플러 효과'는 앰뷸런스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사이렌이 다가오면 스프링을 양쪽에서 누르는 것처럼 파장이 짧아지고 주파수가 높아져 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반대로 사이렌이 멀어지면 파장은 점점 길어져 소리는 점점 낮아지는 것처럼 들린다.

슈퍼맨, "크립톤 중력은 지구 10배"

가상의 별 크립톤에서 지구로 날아온 우리의 영웅 슈퍼맨. 평범한 신문기자로 생활하다 지구에 위기가 닥치면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클라크'의 가공할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슈퍼맨 원작에서는 크립톤을 '붉은 빛을 내뿜는 별에 의해 주민들이 허약해진 오랫동안 죽어있던 별로 목성만한 크기'라고 묘사한다. 슈퍼맨이 지구에서 위력을 뽐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크립톤보다 훨씬 약한 지구의 중력에서 기인한다.

목성의 크기는 지구의 1,321배에 달하지만 중심 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스로 이뤄져 무게는 318배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와 비슷한 암석과 물로 구성된 크립톤은 '중력은 질량에 비례하며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뉴튼의 제2법칙에 의해 지구의 1,300배가 넘는 중력을 지닌다. 중력이 불과 1/6인 달에서 인간이 25m쯤은 거뜬히 뛸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슈퍼맨이 자동차를 한 손으로 번쩍 드는 것이 왜 그렇게 간단해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붉은 빛을 내뿜는' 태양에 의존해야 했던 '크립톤인(人)' 슈퍼맨에게 자외선까지 뿜어대는 강력한 태양이 있는 지구는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보고인 셈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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