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의 형태는 크게 보아 U, O, C, M, O+M, C+O형 등 6가지로 분류된다. 완전 탈모까지 치면 7가지가 된다. 그 중에서 젊은 남성들의 탈모 초기에 많이 나타나는 M자형은 뒷머리가 유지돼 모발이식에 적합하다고 한다. 대머리가 되는 사람들은 이마와 두피의 경계선에서 머리가 빠지면서 이마선이 점차 넓어져 M자형이 되기 시작한다. 이어 정수리의 머리가 빠지고 심할 경우 귀 위쪽 일부와 뒷머리만 남게 된다. 남들이 보기에 다른 대머리보다는 낫겠지만, 완전탈모의 위험을 알려주는 징표라는 점에서 M자는 불길한 사인으로 생각해야 한다.■ M자는 흔히 경계와 비상의 기호로 사용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알려주는 지표에도 M자곡선이 등장한다. 최근 발표된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9%로 높아졌으나 25∼34세의 노동단절 현상이 여전하다. 임신과 출산 때문에 직장을 떠났다가 육아가 끝난 뒤 재취업하는 M자형 구조가 뚜렷하다. 이 곡선은 여성의 경력 단절과 교육비용의 무용화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욱이 M자의 생김새가 완전 대칭인 것도 아니다. 30∼40대 남성의 경제활동이 역 U자형인 것과 대조적이다.
■ 경제계에서도 M자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박용성 대한상의회장은 최근 강연에서 한국경제가 아르헨티나처럼 M자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커브로 알려진 남미증후군은 위기의 반복이 특징이다. 정부의 대중영합주의의 영향으로 너도나도 제 몫 찾기에 급급하고, 이익집단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사회불안과 정치혼란이 심해진다. 소득과 수출 감소, 내수 침체, 투자 위축에 무역적자가 커져 결국 후진국 수준으로 전락하게 되는 증후군이다. 아일랜드 핀란드처럼 경제가 바닥을 쳤다가 비행기가 이륙하듯 치솟는 N커브와 정반대 형태다.
■ 경제만이 아니라 각 부문에서 반복과 순환의 M자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좋은 의미의 반복과 순환이라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 반대다. 무의미한 반목과 엉뚱한 쟁투가 되풀이되는 반복이다. 해방 이후 주요 쟁점 중에서 제대로 정리된 게 거의 없었고 일시적 미봉과 타협으로 문제를 덮어온 것이 원인이겠지만, 과거사 정리문제나 각종 법령 개정에서도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M자가 특히 나쁜 것은 위기의 반복으로 인해 위기감 자체가 만성화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발전은커녕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치게 된다.
/임철순 논설위원실장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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