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선 때 재검표 소동을 벌였던 플로리다주가 이번 대선에서 터치 스크린(전자투표) 방식을 채택한 데 대해 "4년 전 보다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터치 스크린 투표는 컴퓨터 화면을 눌러서 기표하는 방식. 플로리다주는 펀치로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는 기존 방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3년 전부터 도입했다. 기존 방식은 구멍이 완전히 뚫리지 않고 종이 부스러기가 남을 경우 기계가 판독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터치 스크린 역시 기록 보존의 문제점, 해킹 가능성 등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불신이 증폭된 이유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시민단체인 선거개혁연합이 2002년 민주당 주지사 예비선거 자료를 요구했으나 조사 결과 그 기록이 사라진 사건 때문이었다. 카운티 당국은 "시스템이 충돌하면서 기록이 사라졌다"면서 "자료 백업 시스템을 도입해 기록 유실을 막겠다"고 해명했으나 선거개혁연합은 수긍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가 최근 주 법으로 터치 스크린 사용 선거구의 재검표를 금지시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해킹 우려도 제기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터치 시스템 기계를 납품한 회사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는 시민 소송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선까지 석 달 남짓 남은 지금 이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개표 결과가 박빙일 경우 격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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