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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구원해 주소서"/인종청소 대량학살·난민 120만명 餓死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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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구원해 주소서"/인종청소 대량학살·난민 120만명 餓死위기

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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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이 인종 청소를 목적으로 한 대량 학살에다 난민들의 집단 아사 위기로 지구상에서 가장 처참한 비극의 땅이 되고 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게 구호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긴급 호소했다. 현재 다르푸르에선 5만 명의 흑인이 친 정부 아랍계 민병대인 '잔자위드'에 의해 학살된 데 이어, 120만 명의 난민 중 상당수가 아사 일보 직전에 놓여있다.

다르푸르 사태는 물과 농토를 둘러싼 아랍계 유목민과 '푸르족' 흑인들의 수세기에 걸친 다툼에 기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2월 수단해방군 등 흑인계 2개 무장반군이 반정부 봉기를 일으키면서 폭발했다.

수단 정부와 무장 반군은 올 4월 평화 조약을 맺었지만 곧 사문화 됐고, 이후 정부군 대신 잔자위드가 전면에 나서 잔혹한 인종 청소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흑인 남자는 죽이고 흑인 여자는 납치한 뒤 장기간 성폭행해 아랍계 아이를 임신하게 하는 등 인종 말살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사태 악화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 미국이 27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수단 제재 결의안도 수단 정부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미국은 29일 재수정안을 제출해 이 달 안에 결의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유엔 결의안으로 수단 정부를 압박해도 수단 정부가 학살을 제어하지 못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관건은 미국 등이 무력 개입을 해서라도 사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제법상 유엔이 대규모 학살(genocide)로 인정하면 수단 정부가 반대해도 군사 개입을 강행할 수 있다.

현재로선 미국과 유럽이 군사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파월 장관도 최근 다르푸르를 방문, "인도적 재난이지만 학살이라고 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피해갔다.

다르푸르 지역은 이라크 국토 크기의 광대한 지역으로 안정시키려면 최소한 1만5,000∼2만명의 병력이 필요하지만 미국 등은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상당수의 병력을 파병한 상태다. BBC방송은 난민 구호를 위한 제한적 군사 개입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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