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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지친 마음 달래주는 '15초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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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지친 마음 달래주는 '15초의 휴식'

입력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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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일주일만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마치 1년 넘게 무인도에서 헤매다 나온 것처럼 어리버리해지는, 이른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빠르고 효율적이지 않으면 인정 받지 못할 것만 같은 이 시대에 15초 광고는 광고 만드는 사람들에겐 불면 날아갈 것 같은 금쪽 같이 짧고 귀한 시간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리모콘으로 마음대로 채널을 돌릴 수 있는 넉넉하고 한가한 시간이리라.

‘15초를 귀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더 단순하게, 더 자극적으로, 더 트렌디하게, 더 튀게, 더 호기심을 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절대과제가 있는 것도 아닐진대 광고인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눈물겹다.

하지만 아무리 시선을 빼앗는 영상과 소재들을 동원해도 소비자들이 특정 기업에 대한 호감과 충성도를 갖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타깃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소재 개발에도 한계가 있고, 막연한 주장으로는 소비자들의 관대하고 호의적인 시선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기업 광고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기법이 애니메이션이다.

3D 애니메이션, 라인(Line) 애니메이션, 플래시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등 그 기법과 종류도 다양해졌고, 삼성SDI나 삼성전자처럼 애니메이션 시리즈 광고를 내보내는 것도 볼 수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새로운 대한민국 함께 만들기’ 캠페인(사진)은 요즘 보기 힘든 2D 애니메이션에 아름다운 미담을 그리고 있다. 이 광고가 편안하고 따뜻한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혹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깔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게다가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실제 미담이라는 생각을 갖고 보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감동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광고를 만들기 2년 전부터 신문 가십란을 뒤지며 소재를 찾았고, 감동적인 미담을 발굴하기 위해 공모를 하기도 했다.

또 누구에게나 친근한 주인공의 이름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조사까지도 마다하지 않았고 영화음악 전문가에게 배경음악(BGM)을 의뢰해 실제 이야기의 감동을 음악의 극적 구성 속에 표현하려 하였다.

천심보다 움직이기 어려운 게 민심이라 했던가. 합리적이고, 멋지고, 잘나야만 살아남을 것 같은 이 시대에 작은 것, 느린 것, 진실된 것을 추구하는 아날로그식 정서가 안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 불안한 현실 속에서 광고를 보는 마음을 잠시나마 훈훈하게 해준 기업에게 소비자들이 마음으로라도 동그라미 한 표는 주지 않을까.

/신은주 TBWA코리아 광고6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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