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정보국 근무 중 미국의 국가기밀을 한국 정부에 넘겨준 혐의로 미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던 로버트 김이 27일 정오(현지 시각) 7년 6개월여의 수감생활을 마쳤다.지난 6월 초 가석방된 후 가택수감 생활을 해 왔던 로버트 김은 이날 오전 미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발목에 채워진 감시장치를 떼어낸 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에 자신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아쉬움이 있지만 지나간 얘기고 다시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아직 나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는 내 명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태껏 한국 정부는 자신들이 나에게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를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그 분들이 나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만 인정해도 내 명예는 회복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김은 석방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국민들이 보내 준 사랑과 성원 덕분에 자유의 몸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다시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같은 행동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그 당시에는 이렇게 큰 시련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것을 알고 나서 또 다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대답했다.
로버트 김은 "아직 완전히 법의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한국과 한국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 한다"면서 "여권문제 등이 해결되는 대로 꼭 한 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수감생활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부모님 살아 생전에 찾아뵙지 못한 것이라며 꼭 한국에 가서 부모님 묘소를 찾아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의 보호관찰 기간에는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면 담당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로버트 김 후원회는 이날 사건의 적극적인 해결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국회의원 108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와 우리 국민들의 격려메시지, 최근 출간된 전기 '집으로 돌아오다' 등을 로버트 김에게 전달했다.
/신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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