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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中東선교 자성 목소리 높아

입력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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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선일씨의 피살이후 중동선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선교단이 중동지역으로 출발, 선교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행사취소 또는 연기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를 위해 600여명이 이미 현지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짐으로써 교계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최측은 평화와 화해를 위한 합법적 행사라고 주장하지만 시기와 장소가 적절치 않고, 돌발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개신교의 해외봉사활동 단체인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와 선교단체인 인터콥(대표 최바울 선교사) 등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8월7∼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베들레헴 평화행진 등을 벌일 예정이다.

종교색이 없는 순수한 평화행사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았다고 하지만, 외교부는 "참석인원만 2,300여명이나 돼 돌출행동시 막을 방법이 없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특히 인터콥은 선교를 현지적응 침투라고 표현하는 등 그 동안 적극적인 해외선교를 펼치고 있는 단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 단체의 사이트(www.intercp.net)는 사역정신에 대해 "선교제한 지역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믿음으로 극복하고, 개척 선교지 현장에 침투 정착하여 현지 종족 언어를 배우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교회개척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이 단체는 외교부의 두차례 걸친 취소요청,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교회 80%가 소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자제 권유, 심지어는 현지 한인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인터콥은 외교부에 보낸 공문에서 "외교부가 현지의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기독교 단체를 맹목적, 비이성적, 반이슬람적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한기총을 비롯, 일부 교인들조차 이번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한기총의 한 간부는 "외교부의 공문을 두차례 받은 후, 행사관계자들을 불러 가능하면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미 선발대가 떠난 뒤였다"면서 "대부분 회원 교회들이기는 하지만 한기총이 주최한 행사가 아니라 강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A)의 한 관계자도 "기독교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중동지역에서는 공개적인 대형집회를 갖는 것은 금기사항 임에도 강행했다"며 아쉬워했다.

인터콥 사이트 게시판에도 실명으로 이번행사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 있다. 한 목사는 "현실적으로 볼 때 평화행진을 통해서 평화가 온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기름에 불 붓듯이 기독교에 대한 반감만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기총 소속 한 관계자는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현지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중동선교의 붐이 일고 있다"면서 "하지만 반기독교 사상이 팽배하고 과격단체들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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