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하반기 교역조건이 상반기보다 더 나빠져, -4.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지는 폭만큼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격차는 커지기 때문에, 하반기 체감경기는 상반기보다 더 나빠질 전망이다.한은은 28일 "교역조건 변동율이 올 상반기엔 -1.9% 정도로 추정되지만 하반기엔 -4.7%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간으론 -3.1%를 예상했다.
교역조건은 수출단가보다 수입단가가 더 많이 오를 때 마이너스로 나타나는데, 1단위 수출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점점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단가는 별다른 인상요인이 없지만 하반기에도 고유가 행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교역조건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지면 똑 같은 양을 수출해도 구입할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은 그만큼 떨어지고, 이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를 확대시키는 결과는 낳는다.
지난 1·4분기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5.3%에 달했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국민소득 증가율은 4.6%에 그쳤으며, 이 같은 성장률과 소득증가율의 괴리 때문에 바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하반기 교역조건이 상반기보다 훨씬 나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체감경기 개선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 하반기 성장률을 5.0%로 최근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 체감경기는 이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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