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1999년 이대점을 오픈한 지 꼭 5년만인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100호점을 열었다. 4,000원∼5,000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국내 시장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점'돌풍을 일으켰다.100호점 개점을 맞아 방한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오린 스미스 사장은 이날 이태원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사장으로 처음 스타벅스에 합류한 1990년 스타벅스의 전체 매장은 45개에 불과했으며, 당시 14년 뒤에 한국에서 100호점을 열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한국에서의 놀랄만한 성공은 전 세계의 모델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5년 만에 100호점 오픈, 영업 2년째 되는 해에 흑자 달성, 올해 순익 전망 60억원 등 한국시장에서 스타벅스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숫자로 드러나는 경영 성과 뿐만 아니다. 스타벅스는 원두커피의 고급화와 테이크아웃이라는 새로운 사회문화 현상을 창출했다. 특히 1999년 한국 진출 당시 주요 상권에 매장을 낼 자리가 없자 비어있던 빌딩 로비 공간을 공략, 대형 빌딩 1층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보수적인 오피스 빌딩 주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스타벅스는 보증금이나 권리금 부담 없이 매출의 13∼15%를 월세로 내고, 건물주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윈윈 전략으로 매장을 증가시켜 나갈 수 있었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 힘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36개국 8,000여개 매장 중 가장 넓은 곳이 서울의 명동 매장(200평)이다. 스타벅스 명동점은 하루 매출만 1,000만원에 달하는데다 올해 매장 부지가 우리은행 명동지점을 제치고 공시지가 기준으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되는 등 지역 상권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현지어로 간판을 붙인 매장도 서울 인사동 매장이 유일하다. 2001년 출점 당시 지역주민들이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스타벅스의 출점을 반대하자 스타벅스 코리아측은 3개월 동안 본사를 설득, 간판을 한글로 달고 전통 기와와 창살무늬로 인테리어를 했다. 결국 인사동 매장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가장 아름다운 매장으로 꼽히고 있다. '전통문화의 거리'에 융화하기 위해 한글 간판을 단 것과 같은 지역화 전략은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평가된다.
장성규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는 "스타벅스는 한국에 에스프레소를 처음 소개하고 커피 문화를 한차원 업그레이드했다"며 "고속 성장을 지속해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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