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의 잇따른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도발일까, 아니면 실수일까.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합의된 지난달 4일 북 경비정 2척이 중국어선 단속과정에서 NLL을 침범한 이후 26일까지 북 선박의 월선이 무려 7차례에 이른다. 남북 해군 간 교신 보고 누락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14일 북 경비정의 월선 이후에도 모두 5차례나 월선이 계속졌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의 북 경비정 월선 이외에는 일단 우발적으로 NLL을 넘었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비가 오거나 안개가 많이 끼는 날씨가 많아지면서 전방 식별이 잘 안돼 NLL을 넘어온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 내에서는 "북측이 의도를 갖고 벌이는 도발행위"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리사회의 혼란을 유발하고 NLL을 무력화하며 우리 군의 대응도 떠보려는 복합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북 선박의 NLL 월선은 모두 9차례로 지난해 7월까지 월선 횟수인 15차례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 후 월선이 집중돼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 선박이 의도적으로 NLL을 월선하지 않았다고 해도 숨은 저의를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양측의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군은 육군과 달리 2차례 해전으로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긴장이 쉽게 가시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NLL을 사수하려는 우리측과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북측의 기본 시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장 '평화로운 서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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