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 개발 사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추진 초기부터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해 시민단체가 의혹을 제기했던 KMH사업은 결국 감사원으로부터도 사업자체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 받은 것이다.감사원은 먼저 KMH 개발의 경제성이 당초 국방부가 주장한 기대 효과를 충족시키기에 미흡하고, 개발비용도 8조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산출한 결과, 2조4,000억원의 개발비로 KMH 477대를 생산해 30년 동안 운용·유지할 경우 총 비용은 30조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대신 KMH 전력에 해당하는 아파치헬기를 직도입하거나 UH-60을 도입·제작할 경우는 24조9,000억∼29조7,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내 산업의 부가가치 유발 측면에서 보면 KMH를 국내 개발할 경우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9조8,000억원에 이르는데 반해 해외도입은 2조4,000억∼2조9,000억원에 불과해 KMH개발이 경제적으로 훨씬 이익이 크다는 게 국방부의 주장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국방부가 적용한 KMH 개발 비용산출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KDI가 KMH 개발비용을 산출하면서 일반관리비와 임금 등 제반비용을 국내 일반 산업 평균치로 적용, 비용이 8조원 가량 낮아졌다는 것이다. 즉 임금 등 제반비용이 일반 산업보다 높은 방위산업체의 평균치를 산입할 경우 총 비용은 38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KMH사업은 총 비용이 해외도입보다 13조원 가량이 더 들어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또 KMH개발사업 추진계획안이 지난해 총리실 산하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에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추진이 의결된 점도 문제를 삼으면서 주무 부처인 국방부와 산업자원부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KMH 사업기간 헬기 구매의 전면중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전력공백에 대한 보완책도 요구했다. 감사원은 KMH를 개발해 운용할 경우 실전배치가 2012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 확보하고 있는 헬기 중 운용수명을 초과하는 경우가 200여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군은 현재 헬기의 수명을 공격형 30년, 기동형 4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KMH사업은 외부에 유출돼서는 안 되는 2급 비밀로 공개할 수 없다"며 "그러나 국방부와 산업부에 감사 결과와 문제점을 전달한 만큼 앞으로 사업추진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軍 "경제성 평가 다시 하겠다"
한국형다목적헬기(KMH) 개발사업단 정원모 기획조정실장(준장)은 26일 'KMH 사업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미흡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KMH 개발계획이 수립되면 감사원이 지적한 비용산정 방식을 적용해 경제성 평가를 다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에서는 KMH 소요비용 산정에 국내산업 재무비용을 적용했지만 최종적으로 참여업체가 선정되면 감사원 지적대로 방산업체 재무비용을 기준으로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헬기 시장의 여건과 관련, "2010년 이후에는 KMH 생산이 가능하고 앞으로 20∼30년이면 국제 헬기시장은 다시 팽창될 것"이라며 "KMH가 참여 가능한 헬기 교체 소요가 4,0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가 KMH 사업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는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로 9월 국회의 정식 승인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2012년까지로 예정된 KMH 사업기간에 헬기구매 중단에 따른 전력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지적은 헬기가 운영수명이 초과하면 바로 도태시키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운영수명이 지나도 기술검사를 통해 별도의 헬기 도태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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